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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명숙 전교조 울산지부장 "2022년 교육 시계를 2010년으로 되돌려"

기사승인 2022.09.30  11: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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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장관에 이주호? 아이들 성적순 줄세우기 기억 떠올라"

2011년 5월 16일,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최종입지를 발표하고 있다.ⓒ 유성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지명하자 교육계에선 그의 이력을 들어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호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인 2009년 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교육과학기술기부(현 교육부) 제1차관을 지내다가 2010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교과부장관을 지냈다.

이주호 후보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자율형사립고 도입 ▲일제고사 전면 시행 등을 추진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였던 2010년 교과부는 진보정당을 후원한 교사 169명을 대상으로 중징계(파면·해임) 지침을 내리기도 해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당시 후원금 사건과 일제고사 반대로 징계를 받았던 문명숙 교사(현재 전교조 울산지부장)에게 이주호 후보자와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9일 전교조 울산지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문명숙 전교조 울산지부장ⓒ 문명숙

 - 이주호 후보자와의 인연을 소개해달라. 


"이주호, 나는 그를 전교조를 향한 대 학살을 진행한 장관으로 기억한다. 좋지 않은 기억이다. 나는 민주노동당 후원 사건(2010년)으로 기소돼 벌금 30만 원을 받았다. 또 일방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다가 고통을 겼었다."

- 당시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나.

"그때는 공무원도 정당 후원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많은 교사들이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 계좌로 후원을 신청해 자동이체가 되고 있었다. 그 후 정당법이 개정되면서 교사·공무원이 후원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는데 우리는 그 사실을 몰랐다."

전교조 교사들은 진보적 단체에 후원을 많이 하다보니 후원 사실을 잊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것을 찾아내 전국 169명의 교사를 파면·해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사람이 이주호 후보자다."

- 동료 교사들도 함께 고초를 겪었나.

"울산의 중징계 대상자가 16명이었는데, 교원수 대비 파면 대상자로 보면 가장 많았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즉각 저항하면서 교육청 농성에 돌입했고,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검찰에 기소됐다."

- 그때 울산시교육청은 보수성향 교육감이 있을 때인데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그때 울산시교육청은 재판 결과를 보고 징계하겠다고 결정했다. 나를 포함한 울산 교사 16명은 거의 대부분 벌금 30만 원을 받았다. 징계는 별도로 징계위원회 출석 없이 '경고' 정도로 처리가 됐던 것 같다."

- 이주호 후보자와 '일제고사'와 관련한 인연도 있다고 들었다.

"그의 이름을 들으면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일제고사로 인한 전교조 교사 해직 사건'이다. 그가 장관으로 있던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우기 했다.

전국의 학생들이 동일한 시험을 치르고, 시험의 결과로 학생들을 또한 학교를 줄 세웠다. 이에 학교는 문제풀이식 수업, 우열반 편성이나 방과 후 학습 등으로 대처했다. 학교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됐다. 이에 반발한 교사와 학부모들이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 문 지부장도 해당됐나.

"당시 딸 아이가 초등학생이었는데... 2009년부터 3년간 아이가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나는 고등학교 교사라 오후에 조퇴하고 동참했다. 이후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딸 아이가 체험학습을 갔다는 이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울산에선 당시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에 함께 갔던 교사 3명이 정직과 해임 처분을 받았다."

- 이주호 후보자가 교육부장관이 되는 걸 반대한다고 했다.

"당시 부당징계 철회 투쟁의 지긋지긋한 기억 속에 이주호 후보자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교과부장관으로 있었던 기간에 대한민국 교과부에서 '교육'이 실종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름 역시 '교육부'가 아닌, 교육과학'기술'부였지 않나."

- 이번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평가한다면?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이주호를 지명한 윤석열 정부는 2022년의 교육 시계를 2010년으로, 무려 12년이나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저작권자 © 시사울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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