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무상교육 예산 99.4% 삭감에 "울산만 당장 626억 원 교육예산 축소"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8월 19일 코로나19 확산에 예방중심 선제적 대응을 지시하고 있다.ⓒ 울산교육청 자료사진 |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 편성 결과, 내년 고등학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 99.4% 삭감 소식에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비판 입장을 냈다.
천창수 교육감은 "무상교육 후퇴는 국가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일몰 예정 법안에 대해서는 유효기간을 삭제하는 등 신속한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천 교육감이 이례적으로 입장문까지 내며 우려를 표시한 것은 울산의 교육복지 상황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전국 시·도 중 무상급식 비율 꼴찌 등 교육복지가 열악했던 울산광역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되고 2022년 선거와 2023년 보궐선거에서 진보교육감(천창수)이 이어갔다. 그 결과, 울산 전 학교 무상급식을 넘어 2023년 고교 무상교육까지 실현하는 등 교육복지가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시점에서 국가 예산 삭감은 울산시교육청으로서는 심각한 문제다.
고교 무상교육까지 실현한 울산시교육청 "교육 여건 악화 심각한 우려"
천 교육감은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했다"며 "하지만 지금의 교육 현실은 교육재정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어 교육의 공공성 후퇴와 교육여건 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교 무상교육 경비 일몰은 물론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 등이 현실화하면 2조60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울산만 해도 당장 626억 원의 교육예산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육부는 '경제 상황의 어려움에 따라 지난 6월 말 기준 국세 수입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조 원이 줄어 이전 수입의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세입 재원이 3288억 원 감소해 모든 사업의 경상경비를 10% 이상 감액하고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재정 운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상기했다.
이어 "그나마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재정안정화기금과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을 활용해 급한 불을 껐으나 올해가 지나면 기금도 바닥을 드러내게 돼 교육재정의 위기는 예고돼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 재정 위기 다가와... 곧 교육의 위기"
그러면서 천 교육감은 "이런 상황에서 국가정책으로 추진되는 유보통합,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늘봄학교 전면 도입 등으로 교육예산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전기료 상승 등 공공경비 인상과 물가 상승에 따른 경상경비의 지속적인 증가도 교육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천 교육감은 "교육재정의 위기는 곧 교육의 위기다"라며 "교육예산 축소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증가와 공교육의 질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에 천 교육감은 "교육예산 축소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더욱 키우고 교육환경개선과 맞춤형 교육지원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교육활동에 차질을 빚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사울산 sukchul-p@hanmail.net